[여의도풍향계] "밥 한번 먹기 힘드네"…꽉 막힌 정국의 지화상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요즘 정치권은 '밥 한번 먹기'가 힘들어 보입니다.<br /><br />윤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은 아직 성사가 안되고 있고, 국회 차원의 회동을 놓고도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.<br /><br />여야의 엇갈리는 식사 정치를 장윤희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"밥 한번 먹자", "밥은 먹었냐".<br /><br />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주고 받는 인사말입니다.<br /><br />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'밥'은 음식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.<br /><br />서로 친밀감을 쌓고, 속내를 털어놓는 매개체가 되어주는데요.<br /><br />그런데 요즘 정치권에서는 이 '밥 한번 먹기'가 참으로 힘들어 보입니다.<br /><br />먼저, 윤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은 1년 넘게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윤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, '영수회담'을 수차례 제안했습니다.<br /><br /> "윤석열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 드립니다.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?"<br /><br />이튿날 이진복 정무수석은 윤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들고 이 대표를 예방했습니다.<br /><br />윤대통령과 이 대표의 '즉석 통화'까지 이뤄져 회담 성사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됐지만, 원론적 수준의 대화에 그친 것으로 보였습니다.<br /><br /> "축하하는 전화니까요.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.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. 굳이 영수회담이란 표현은 안썼습니다."<br /><br />대선 과정이 워낙 치열하기도 했거니와,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회동이 난항을 겪은 것이 현 정부만의 사례는 아닙니다.<br /><br />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1년이 다 되어 당시 제1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만났습니다.<br /><br />지금 상황과 다른 점은 당시 홍 전 대표는 청와대의 초청을 받았음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.<br /><br />들러리를 서지 않겠다'는 이유였는데요.<br /><br />그러던 2018년 3월,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청와대 초청 여야 당 대표 오찬 회동이 성사됐습니다.<br /><br /> "국회나 당에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, 당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."<br /><br /> "안보 현안이 있는 만큼 초당적 협력에 대한 국민 기대 속에서 (제1야당 대표가) 나오신 것 같습니다."<br /><br /> "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을 이번에는 밟지 마시기를 저희들이 부탁드리려 왔습니다."<br /><br />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문 전 대통령과 홍 전 대표의 단독 회담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<br /><br />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굵직한 국가 안보 사안을 계기로 머리를 맞댄 겁니다.<br /><br />다시, 윤석열 정부 이야기로 돌아옵니다.<br /><br />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째, 대통령실에서는 "여야가 합의한다면 윤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"는 발언이 나왔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 반응은 어땠을까요.<br /><br />이 대표는 더이상 형식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원내대표와 만나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.<br /><br /> "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저는 괘념치 않겠습니다."<br /><br />이제 시선은 갓 선출된, 박광온 원내대표의 입에 집중됐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반응은 고사였습니다.<br /><br /> "정치 복원의 첫 출발은 윤 대통령께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에 나서는 것입니다."<br /><br />비이재명계인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건너뛰고 윤 대통령을 먼저 만나면 친명계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.<br /><br />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원내대표 간 만남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진 않은 모습입니다.<br /><br />이 불씨를 의회 차원에서라도 살리기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나선 겁니다.<br /><br />윤대통령은 최근 국회의장단과 만찬을 했는데요.<br /><br />여기서 김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야당을 포함한 국회와 소통을 늘려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.<br /><br />구체적으로는 여야 원내지도부, 그리고 오는 30일 새로 선출될 상임위원장까지 포함한 회동을 제안했습니다.<br /><br />윤 대통령은 "좋은 제안에 감사하다"며 "제가 가도록 하겠다"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.<br /><br />다만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서는 양곡관리법, 간호법에 줄줄이 거부권을 행사한 윤대통령과의 회동이 부적절하다 기류가 존재해, 실제 성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입니다.<br /><br />이런 가운데 양당 대표는 어렵사리 각종 정책과 민생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로 해 소통 강화의 물꼬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 "정책 토론회를 공개적으로 하자는 것에 적극 환영하고요.<br /><br /> "방식을 개의치 않고 언제든지 대화하겠습니다."<br /><br />김기현 대표의 식사 제안과 이재명 대표의 정책 대화 역제안은 TV토론 추진이라는 결과물을 냈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과 회담이든, 여야 회동에서든 단골 메뉴로는 비빔밥이 올라왔습니다.<br /><br />이것저것 섞어 만드는 음식이라 '화합'을 상징하기 때문인데요.<br /><br />서로 얼굴 마주 보고 '밥 한번 먹기' 힘든 여야, 비빔밥 같은 '초당적 정치' 보여주었으면 합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 (ego@yna.co.kr)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